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from said 2005. 9. 22. 14:56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강에서-

 

 수도꼭지를 돌리면 물이 나온다. 늘상 물이 나오니까 사람들은 아무 생각없이 수도꼭지를 돌리고 이내 손을 갖다댄다. 물 대신 뾰족한 가시바늘이 물처럼 쏟아 진다면?  폭신폭신한 솜사탕이 뭉게뭉게 나온다면? 

원래 물이 아니라 다른것들이 새어 나오고 있을지 몰라 그거 아니?

 지금 내 상태는 십대의 불완전한 유리알 같은거다. 그렇다고 내가 젊고 어리고 순수하다는 말은 아니야. 정확히 말하자면 열일곱 그때처럼 투명한 유리구슬처럼 얼핏 보면 속안의 것이 보이는 듯 하지만 올록볼록하게 형상이 구겨져서 실체를 잘 볼수 없는- 살살만지면 데구르르 굴러가고 움켜지면 이내 깨어져서 주위를 상처 투성이로 만들어 버리는 그런 유리알 - 몹쓸 상태이다.

 어제는 겨울처럼 추웠다. 비가 주룩주룩내리고 바지 끝단은 다 젖어버리고, 비로인해 추운 바람으로 인해 내 몸과 혀도 노곤노곤해져버리고 - 겨울이 온것같았다. 몹쓸 바람이 잠잠하게 덮혀져 쌓여 있던 기억들을 들쑤셔놓았다. 작년 겨울을 생각했다. 재작년 겨울, 그전에 겨울, 그그전 겨울.. 커다란 추억망울망울들이 내 눈에서 똑똑 떨여졌다. 어서 서둘러 주어 담았다.  웃으면서 손으로 벽을 쳐가며 눈가에는 주름을 만들고 삐긋삐긋 거리는 몸동작을 치면서 즐거워 하며 이 모든게 가시 바늘 같다. 훌훌 쏟아져 내리면 하나도 아프지 않는 가시바늘들,, 살짝이라도 힘을 주어 움켜버린다면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찾아오는 아픔. 나는 그 아픔을 안느끼기위해 훌훌 쏟아내리고 내 스스로의 모습, 힘조차 내지않는다. 시간이 흘러가듯이 훌훌 쏟아내고만 있는것이다.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09.22














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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